문학작품을 평가하는 평론의 글을 읽거나 혹은 독후감을 기록할 때 우리가 종종 만나게 되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바로 개연성과 핍진성입니다. 비슷한 듯 다른 이 두 용어는 분명 구분되어 사용되는 단어인데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겠습니다.
개연성과 핍진성은 둘 다 독자가 글을 읽을 때 혹은 관객이 영화나 연극등의 극을 볼 때 그 극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종의 설득력을 의미합니다. 글의 구조상 전후 관계 그리고 인과가 잘 맞고 감상자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있는 과정을 통해 이야기가 전달될 때 획득되는 성질로서 관객과 독자의 몰입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도 하며, 이후 글과 극을 평가할 때에도 꽤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렇다면 이 두 성질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을까요?
개연성(蓋然性)
절대적으로 확실하지 않으나 아마 그럴 것이라고 생각되는 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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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연성이란?(probability)
개연성의 국어사전적 의미는 위와 같습니다. 저 말을 잘 이해해보자면 개연성이란, 앞과 뒤의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추측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될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이전까지의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추측가능한 결론으로 이어져야 개연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독자들의 예측이란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근거로 하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들을 관찰해 통계적으로 결론을 추측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연성이란 말 그대로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현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독자가 이를 납득하는 정도를 표현하는 용어라고 생각하는 쪽이 조금 더 정확하다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개연성이란 '이 일은 현실에서 이렇어난다면, 이렇게 되어야 해'가 아니라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런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독자의 입장에서의 납득정도가 개연성의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핍진성, 逼眞性, verisimilitude
진리에 가깝거나 흡사한 정도를 나타내는 용어
2. 핍진성(verisimilitude)
개연성에 비해 핍진성은 조금 더 이해의 폭을 확장한 성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핍진성은 이야기의 논리적 설득력을 현실이라는 작품 외의 세계 기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작품 내의 세계관에 맞추는 것입니다. 핍진성을 이해하는데 가장 흔하게 설명이 되는 것이 바로 판타지 소설인데 기본적으로 판타지 소설의 세계관은 현실과는 다른 세계를 정의합니다.
판타지 소설 내의 세계자체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을 기준으로 보았을때 개연성이 떨어지는 허구의 존재이지만 이 세계관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독자나 감상자라면 작품 내에서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경우 이 세계관 내에서 일어나는 분명한 인과관계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사건은 핍진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핍진성이란, 진실처럼 보이는 정도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이 진실은, 해당 작품의 세계관 내에서만 따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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